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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서 춤추는 자유부인

아지드현대무용단 ‘자유부인, 2010’ 초연

1956년 서울신문에 정비석의 소설 <자유부인>이 연재될 때 우리나라는 발칵 뒤집혔다. 대학교수를 남편으로 둔 정숙한 가정주부가 춤바람 나는 내용 때문이다. 아지드현대무용단이 오는 24~25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자유부인, 2010>을 초연한다. 안무가 정의숙 교수(성균관대 무용과)는 “1950년대 ‘자유부인’은 시대적 계몽을 의도한 정비석에 의해 성공을 거두었지만, 남편과 아내가 수평관계가 아닌 수직관계일 때만 가정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가부장적 구조를 보여주는 고전”이라며 “춤이 육체의 욕망을 표현하고 일탈을 유도하는 매개체로 표현되는데, 이는 전후 냉전의 사회적 조건에서 강요된 이데올로기와 민족주의로 인해 대중의 개인적 자유가 억압되자 춤을 통해 개인의 욕망을 분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대 여성들이 진정한 자유를 누리는지 춤으로 묻는다. 특히 춤과 함께 무대에 펼쳐질 영화작업이 동시에 이뤄졌다. 무대장치가 볼만하다. 한변이 2.5m인 사각형 튜브 12개가 무대를 채운다. 튜브들은 스크린 겸 무용수가 등·퇴장하는 출구도 된다. 영화<인터뷰>감독인 변혁교수(성대)는 자신이 이끄는 CCC Lab의 촬영팀과 함께 아파트 세트장에서 교수와 가정주부를 맡은 배역의 무용수들을 촬영한 후, 춤 진행에 맞춰 스크린에 투영하고 그 장면이 끝날 무렵 화면 속 무용수가 무대에 등장해 춤추도록 연출했다. 자유부인이 탈선하는 야한 장면도 영상과 춤의 접목이다. 영상연출은 최종범이 맡는다. 박나훈 조선영 이동원 김준기 전보람 등 10명이 출연한다. (02)760-0604

경향신문 유인화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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