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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화 세트장-무용 무대 넘나드는 ‘자유부인’

언어가 없는 무대예술 장르인 춤은 다른 장르나 매체와의 결합에 유연하다. 최근 들어서는 영상과의 합작이 두드러진다.

 

24, 25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르는 ‘자유부인, 2010’ 역시 영상과 춤을 결합한 공연이다. 남다른 점이라면 각각의 분야에서 중견의 위치에 오른 이들이 장르의 결합을 시도한다는 것. 영화 ‘인터뷰’ ‘주홍글씨’를 감독한 변혁 감독(성균관대 교수)이 연출하고 창단 11년째를 맞는 아지드현대무용단의 대표 정의숙 성균관대 교수가 안무를 맡는다.

 

줄거리는 춤이 욕망을 드러내는 매개체로 등장했던 고 정비석의 원작소설 ‘자유부인’과 유사하다. 대학교 국문학 교수 장태연의 부인 오선영은 정숙한 주부였지만 대학 동창 모임에 나갔다가 바깥 세상에 관심을 갖게 된다. 선영은 남편의 제자와 춤을 추러 다니며 자신의 욕망을 표출하기 시작한다. 정 교수는 “춤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이고, 50여 년이 지난 지금 원작의 현대적 의미를 찾아 작품으로 표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해 안무를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변 감독이 대표로 있는 영상집단 CCC Lab이 9월부터 약 두 달간 무용수들이 직접 등장하는 영상을 촬영했다. 세트장에 자유부인의 가정을 연상시키는 아파트도 꾸몄다. 아파트 안에서 움직이던 무용수들이 문을 열고 바깥으로 나가면 그 문이 무대와 연결돼 무대로 등장하는 식으로 영상과 무대의 공간이 하나로 합쳐진다. 모션그래픽을 사용해 등장인물의 생각을 말풍선으로 표현하는 장면도 등장한다. 장면의 상황이나 인물의 관계를 영상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다.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담은 인터뷰 영상도 삽입된다.

 

변 감독은 “영화감독 입장에서 이 무대는 영화의 표현수단을 확장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무대에 영상을 도입해도 대부분 배경에 머무르는 수준에 그쳤다. 이번 작품에서는 내러티브가 있는 영상, 실제 영화 수준의 영상을 결합하는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3만, 5만 원. 02-760-0604

동아일보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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